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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Herbs Song
    NATURE 2009. 3. 11. 23:00

    한푼두푼 돈나물 / 쑥쑥 뽑아 나신개

    이개저개 지칭개 / 잡아뜯어 꽃다지

    오용조용 말매물 / 휘휘돌아 물레동이

    길에 가면 질갱이 / 골에 가면 고사리

    칩다꺾어 고사리 / 나립꺾어 고사리

    어영구부영 활나물 / 한푼두푼 돈나물

    매끈매끈 기름나물 / 돌돌말려 고비나물

    칭칭 감아 감돌래 / 잡아뜯어 꽃다지

    쑥쑥 뽑아 나신개 / 어영저영 말맹이

    이개저개 지칭개 / 진미백송 잣나물

    만병통치 삽추나물 / 향기만구 시금치
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사시장춘 대나물…
     


    솜털 보송보송한 쑥 이파리에서 피어오르는 쌉싸한 향기는 여인들이 새해 들어 처음 느끼는 봄 내음이다. 코끝을 간지럽히는 상큼한 그 향기는 세상 그 어떤 향기에 비할 바 아니다.

    ‘이렇게 연한 풀 이파리가 어찌 그 추운 겨울을 났을꼬…’

     

    연한 쑥을 캐면서도 여인들은 자연의 신비와 강인한 생명력에 절로 경외감을 느끼기 마련이었다. 소쿠리에, 망태기에 쑥, 냉이, 달래 같은 봄나물이 수북히 쌓여갈 무렵 흥 많은 여인네가 나물 노래 한 곡조를 흥얼거리면, 다른 여인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부르면서 흥을 돋우기도 했다.

     

    나물이라는 말은 저 멀리 신라시대 때부터 쓰여지던 말이다. 신라 사람들은 물건들의 이름 앞에 나라 이름, 즉 국호를 붙이기를 즐겼다고 하는데, 나물(羅物) 역시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무의 싹과 잎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. 이런 이름은, 도정을 하지 않은 벼 알맹이를 나락이라고 부르는 데서도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.

     

    우리네 속담 중에 ‘여인네가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를 부를 줄 알면 삼년 가뭄도 이겨 낸다’는 말이 있을 정도로, 조상들은 산나물을 귀하게 여겼다. 봄철에 뜯어 말린 산나물들은 채소를 키울 수 없는 겨울에 식구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식품이었다. 대보름날 아홉 가지 말린 나물을 해 먹었던 것도 겨울 동안 섭취하기 힘든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풍습이다.

     

    따사로운 햇살이 서서히 기운을 잃어갈 무렵이면 여인들은 오랜 동안 쪼그려 앉은 까닭에 쉬 펴지지 않는 허리를 곧추 세우며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. 힘겹게 편 허리를 한 손으로 툭툭 두들기며 논둑, 밭둑길을 되짚어 돌아가는 여인들의 마음은 날아갈 듯 즐거웠다. 솜털 하얀 쑥이파리로는 구수한 된장국을 끓이고, 씨알 굵은 달래로는 달래 간장을 만들고, 슬쩍 데친 냉이로는 조물조물 고추장 초무침을 해서 저녁상을 차릴 생각을 하면 먹지 않아도 절로 배가 불러오는 느낌이었다.

     


    <출처: 월드컵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발췌>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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